오컴의 면도날 법칙. 단순함이 정답이다.

생각하는 글|2021. 7. 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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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컴의 면도날 법칙

14세기 영국의 신학자였던 오컴은 하나의 논리 법칙을 주장했다.

첫째, 불필요한 가설을 세우지 말 것.

둘째, 단순한 가정이 복잡한 가정보다 옳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떤 문제를 생각할 때 가능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한다. 그래서 여러 개의 복잡한 가정을 세우곤 한다. 여기에 대해 오컴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는 것이다. 가정은 단순할수록 옳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좀 더 면밀히 생각해 보자.

 

occam of william
오컴

 

단순함이 답이다.

왜 그럴까? 복잡한 가정이란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질 때가 많다. 생각해 보자. 뭔가 확실치 않은 것을 확실하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접목하게 된다. 쉽게 말해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을 한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의 말은 간단하다. 맞으면 맞다. 틀리면 틀리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컴의 면도날 법칙이 잘 설명되는 것이 지동설과 천동설이다. (5분 뚝딱 철학 참고) 

천동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프톨레마이우스가 세운 이론이다.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태양과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주장했다.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때까지는 우주에 대한 지식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았을 때다. 그러니 눈에 보이고 감각되는 대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가 보기에 지구는 제자리에 있고 하늘의 별들이 도는 것이었다. 우리도 밤하늘을 올려보면 별들이 움직이고 있지 지구가 돌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니 천동설을 주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과학 지식이 축적되고 천체를 관찰하는 경험도 축적이 되다 보니 관련한 자료도 늘어났다.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같은 사람들이 지동설을 주장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지동설은 당시로서는 교회를 위협하는 이론이었다. 그러나 천동설은 교회의 위상을 세워주는 이론이었다.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지구는 로마를 중심으로 돌고, 로마는 바티칸을, 바티칸은 교황을 중심으로 도는 것이라 생각했다. 교회의 권위를 보호하는데 천동설이 이용된 것이다.

 

그러니 지동설을 받아들이면 교황과 교회의 권위는 당에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갈릴레이로 하여금 지동설을 부정하게 했던 것이고, 지동설을 주장하던 많은 학자들이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동설과 천동설을 오컴의 면도날 법칙으로 들여다보면 답은 간단하게 정해진다. 천동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이론이 필요하다. 여러 이론이 필요하다는 것은 뭔가 틀린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하려니 말만 길어지게 된다. 말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여러 이론을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여러 이론이 등장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다.

 

지구를 중심으로 보면 하늘에 있는 별들의 움직임이 뒤죽박죽이 된다. 지구도 하나의 행성이라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데 지구가 멈춰 있다고 하고 별들의 움직임을 그려보면 별들의 움직임이 서로 뒤틀려 보인다. 찌그러지고 겹쳐지게 된다. 그러나 태양을 중심으로 별들의 움직임을 그려보면 서로 겹치지 않고 일정한 원을 그리며 도는 그림이 나온다.

 

오컴의 면도날 두 번째 법칙에 의하면 단순한 것이 옳은 가정일 확률이 높다. 그것으로 보면 지동설이 천동설에 비해 훨씬 단순한 이론이 된다. 그래서 오컴의 면도날 법칙으로 생각하면 지동설이 맞는 이론인 것이다.

 

단순하게 살자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나이 조금 먹은 사람들은 누구나 느낄 것이다. 이건 나의 잘못도 있지만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부적인 상황에 의한 것도 많다. 그런 일은 내가 복잡하게 살거나 단순하게 사는 것과 관계없이 다가온다. 그러다 보니 생각만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도 그렇고 어찌하지 못하는 일에도 쓸데없이 생각만 많은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왜 생각이 많은가? 그건 실패하기 싫기 때문이다. 보다 적합한 판단을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인생을 성공하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 tv 프로그램 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 중 하나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라 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산속에 홀로 들어가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프로가 장수 프로가 되는 것이 신기했었다. 혼자 산속에 들어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외롭고 무섭지 않을까? 그러니 그렇게 사는 사람도 적을 줄 알았다. 그래서 그 프로는 빨리 종영될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몇 년째 장수하고 있고 주변을 가만히 보니 의외로 인기 있는 프로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들은 인생을 단순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이들이다. 복잡한 것을 그냥 단번에 툴툴 털어버린 이들이다. 굳이 머리 깎고 스님이 안 된다 해도 속세를 벗어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필요한 것은 용기다.

 

산속에서 홀로 사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세상을 떠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 두려움이 발목을 잡고 인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그들은 그것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더 대왕처럼.

 

 

 

나는 아직 산속에 들어갈 용기가 없다. 왜 그럴까> 이거 저거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부부관계도 그렇고 자녀들 학업도 그렇고 사회적 인간관계도 그렇고... 혹시나 산에 들어가 살면서 맹수를 만나거나 불한당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그렇고, 혼자 있다 아프면 어찌 될까 하는 생각도 그렇고...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들로 머리가 복잡하고 그래서 실천하지 못한다.

 

이를 봐도 오캄의 면도날 법칙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오컴의 법칙이 모두 들어맞는다.

 

첫째 불필요한 가설을 세우지 말 것. 미래를 대비하자는 의도이긴 하나 부부관계, 가족관계, 지인들과의 관계 등등을 생각하는 것은 불필요한 가설일 수 있다. 그런 걱정 중에 정말 모두의 인생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있을까?

둘째 복잡한 가정보다 단순한 가정이 옳다. 머리가 복잡하면 그중 하나도 실행하기 어렵다, 실행을 못한다는 자체로 그건 틀린 것이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고 단순한 것이 힘이 있다. 중국 무술을 보라. 무슨 무슨 초식해가면 동작을 아름답고 복잡하게 멋들어지게 취한다. 그러나 그들은 실전 격투가들과의 대결에서 모두가 하나같이 참패를 당한다. 기술도 모자라는 데 괜히 여러 동작으로 힘만 빼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살자. 오컴의 면도날 법칙을 떠올리며 복잡해지는 머리를 다스리며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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